테마 _ 미술학부 개인전 프로젝트

지도_앞,detail,drawing on paper

층상아래

2013.5.21 - 5.26  KOOKMIN ART GALLERY

동물의 숲을 지난다. 숲에서 나는 그들과 심심찮게 살이 맞닿는데 이때마다 우리는 서로의 살을 나눠 갖게 된다. 맞닿음이 반복되어 가죽이 닳아버릴 지경이 되면 나는 여기서 한 발 물러나 멀리서 그들끼리 사는 모습을 지켜보곤 한다.

그런데 내 상아색으로 빛나는 고운 뼈를 둘러싼 살에 고름이 끼고 말았다. 뼈가 못 쓸어 보인다. 당분간,당분간, 내겐 이걸 닦는 방법밖엔 없다.

아무리 닦아도 끝없는 고름을 모두 걷어재긴 어려울 것 같았다. 부단히 닦는 이 행동을 그만두려면 고름을 뱉어내는 살을 모두 뜯어버리는 방법밖엔 없으리라 판단했다. 그러나 살이 없는 뼈만으로는 살 수가 없었다. 이것이 불편해 나는 살을 얻으려 다시 숲 속으로 들어간다.